입시 秀다방
그냥 저의 생각을 기록합니다.
작년(2025학년도) 서울대 일반전형(학생부종합전형)에서
모집정원이 1,499명이었습니다. 지원인원은 15,316명이었습니다. 1단계 서류전형이 2배수 선발이어서 3,063명이 서류 평가를 통과했습니다. 학종에서 학생부 평가의 의미는 1차 서류전형에서 절대적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1단계 통과에 대한 서울대 입학사정관들의 평가에 대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주요 학과별로 모집과 지원 인원을 정리해보면
영문이 9명 모집에 106명 지원
철학이 9명 모집에 161명 지원
경제가 60명 모집에 334명 지원
언론정보가 13명 모집에 119명 지원
수리과학이 16명 모집에 107명 지원
기계공학이 54명 모집에 375명 지원
컴퓨터공학이 28명 모집에 229명 지원
응용생물화학부가 15명 모집에 249명 지원
화학교육이 7명 모집에 99명 지원
수의예가 17명 모집에 276명 지원
의예가 49명 모집에 790명 지원
자유전공이 48명 모집에 548명 지원이었습니다.
컴퓨터공학을 예를 들어봅시다. 28명 모집에 229명이 지원했으니 경쟁률은 '8.18 : 1' 입니다. 서류 통과 실질 경쟁률은 '4 : 1' 정도 입니다. 지원자 4명 중에 1명이 서류 통과하는 셈입니다. 서울대 컴공은 의대를 제외하고 가장 핫한 학과입니다. 이과 학생들의 로망이지요. 영재학교 상위권, 과학고 상위권, 자사고와 일반고의 최상위권이 한 번은 생각해보는 학과입니다. 과거의 입시 결과에서도 주요 영재학교 최상위권이 가장 선호하는 학과로 나타났습니다.
컴공의 지원자들의 구성을 생각(추론)해봅시다.
8개의 영재학교에서 2~3명씩 지원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영재학교 학생 입장에서 서울대는 한 곳만 지원이 가능하고 서울대에 떨어지면 카이스트에 진학해야 하기 때문에 서울대 컴공이 합격이 확실하지 않으면 다른 대안인 '전기정보'나 '자유전공' 등으로 지원 학과를 바꾸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니 확실히 합격이 가능한지 충분히 확인하고 지원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각 영재학교 입시 담당 교사들도 매우 신경을 썼을 것입니다. 입시 담당 교사들은 최근 자료를 검토해서 '우리 학교는 서울대 컴공에서 최근 5년간 확실히 3명은 뽑아줬다.', '우리는 2명이야.' 등의 기준이 있을 것입니다. 서울과고는 평균적으로 컴공에 3명의 합격자를 지속적으로 배출해왔습니다. 그러니 성적순으로 3번째 지원자까지 서울대 컴공에 지원하도록 지도하겠지요. 4번째 지원자가 나오면 설득 작업에 들어갈 것입니다. 컴공이 4명(28명 모집) 뽑아줄 가능성은 없으니 전기정보에 지원하도록 유도하겠지요. 아니면 서울과고 최상위 4명이 컴공에 지원해서 1명은 탈락하게 됩니다.(전공적합의 왜곡은 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집니다. 고등학교가 알아서 서열을 정리하는 셈이지요. 그러니 근거는 다른 정성적인 평가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성적순으로 학생들을 가스라이팅하게 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적공적합이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지점입니다.) 그래서 8개의 영재학교는 절대로 내부 경쟁에서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조율해서 컴공에 후보를 결정하고 매년 동일한 수의 지원자가 서울대에 지원하게 됩니다. 8개 영재학교에서 평균적으로 2명이면 총 15~6명 선입니다. 28명 중에 반 정도입니다. 서울대 컴공은 일단 영재학교 출신이 선점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20개 과학고입니다. 평균적으로 2개 과고당 1명 정도 합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10명 내외입니다. 컴공 28명 중에 이미 80%는 합격이 끝났네요. 과학고들은 영재학교보다 학교 수준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니 세종과고, 한성과고, 경남과고 처럼 거의 매년 컴공 합격생을 배출하는 곳도 있고 아예 1명도 합격생이 없는 곳도 있을 겁니다. 학교별 사정에 맞게 "안전" 지원할 것입니다.
몇 개 남지 않은 자리를 놓고 자사고 33개와 일반고 1,500개 최상위권 학생들이 각축전을 벌입니다. 일반고는 1등과 2등이 지역균형으로 빠지니까 3등부터 지원이 가능한데 실제로 서울대 컴공에 소진지원하는 경우는 많지 않아 보입니다. 농대라도 지원해서 합격하는 것이 컴공에 지원했다가 떨어지는 것보다 합리적인 행동이겠지요.
요즘 자사고들은 최상위권이 거의 의대로 쏠리고 있기 때문에 영재학교나 과학고의 컴공 독점을 막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민사고나 하나고, 포항제철고, 인천 포스코고, 서울 도봉구의 선덕고 정도가 가끔 의대 아니고 서울대 컴공을 선호하는 학생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울대 학종 컴공 합격의 실제 인원 배분을 추정해보면
영재학교(8개교, 800명) 15명 내외 + 과학고(20개교, 1,600명) 10명 내외 + 자사고(33개교, 1만명) 5명 내외 + 일반고(1,500개교, 30만명) 5명 내외로 보입니다.
자, 이제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장에서 봅시다.
영재학교는 이미 각 영재학교가 합격이 가능한 학생만 선별해서 지원을 시켰습니다. 서울대 입학사정관은 아무것도 안 해도 됩니다. 그냥 학생부의 교육과정을 검토해서 영재학교 출신인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각 영재학교별 수강자수만 확인하면 어느 영재학교인지도 알 수 있습니다. 참 쉽죠.
과학고도 학교별로 확실한 1명 정도 지원했거나 아예 지원자가 없는 과고도 많을 것입니다. 여기도 그냥 패스.
자사고도 합격이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최상위권만 지원했을 겁니다. 교육과정과 수강자수를 점검해서 어느 자사고인지만 추정(?)하면 됩니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5개는 의대에 지원하고 그냥 서울대를 걸치지로 지원한 학생은 없는지만 꼼꼼하게 확인하면 됩니다. 요즘 자사고 최상위권은 서울대 컴공에 합격하고도 의대로 빠저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학생을 뽑으면 입학사정관이 곤란하겠지요.(참고로 2025 일반전형에서 추합이 1명 뿐인 것으로 봐서 성공적입니다.)
일반고가 골치입니다. 의대와 서울대를 동시에 지원한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교육과정만으로 학교를 구분하기도 상대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니 평소에 의대보다는 서울대 학종 준비에 관심이 많았던 일반고로 범위를 줄이는 것이 우선입니다. 공주한일고, 공주사대부고, 한민고, 충남삼성고, 충북청원고, 경기고(과중), 서울고(과중), 용산고(과중) 등 교육과정, 수강자수 등 다양한 정보를 필터링하면 후보가 압축이 됩니다. 어차피 성적은 비슷하게 1.2등급 ~1.5등급 사이입니다.
이렇게 56명이 추려집니다. 일반고에서 서울대 컴공에 서류전형 통과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명 통과하기"입니다.
서울대 인기 학과는 대부분 이런 구조로 서류 평가가 진행된다고 봅니다. 경영 / 수리과학 / 영어영문 / 기계공학 등 특목고 학생이 선호하는 학과들입니다.
비인기 학과는 어떨까요?
서울대 식물생산, 24명 모집에 347명이 지원했습니다.
영재학교의 경우, 서울대 합격 가능 석차 전후의 학생들이 지원합니다. 서울과고는 매년 서울대 합격생 55명 전후가 배출되니 60등 이상 학생들이 지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차피 영재학교는 수시 6장을 지원할 곳이 없습니다. 카이스트는 6장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서울대는 전교생이 지원합니다. 그러니 다수의 학생들이 식물생산도 지원했을 수 있습니다. 다른 영재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기학과 서류 평가보다 까다롭습니다. 정말 식물생산에 관심이 있어서 지원한 것인지, 그냥 서울대 간판만 보고 지원한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진정한 전공 적합은 여기서 발휘됩니다. 영재학교에서도 입시 담당 교사가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누가 합격하든 그리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겠지요. 지원자 본인만 속이 탑니다.
이런 풍경은 과학고도 비슷합니다.
자사고도 비슷한 모양새로 보입니다.
일반고는 지균을 제외한 3등부터 관심이 많습니다.
입사관 입장에서 가장 고민거리가 많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진짜 반수나 재수도 안 하고, 전과도 안 하고 충실하게 식물생산학과를 졸업할 학생을 학생부를 통해 찾아야 합니다. 진정한 학종입니다.
사범대/철학과/사학과 등 보통 비인기 학과들이 진짜 학종이 이루어지는 학과입니다. 전공적합도 영향력이 크겠지요. 의대 생각하다 성적 때문에 하향지원한 학생들도 있고, 아무 생각없이 성적에 맞춰 지원한 학생들도 많겠지요.
입학사정관 입장에서 가장 안전한 행보는 성적으로 1차 거르고, 식물 생산에 관심사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순으로 평가를 하게될 것입니다.
이상 서울대 학종 평가에 대한 개인적 생각이었습니다. 아마 이것보다는 잘 하겠지요. 하지만 전체적인 모양새는 알아두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정리해봤습니다. 계속해서 다른 대학들도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질문이 있으시면 댓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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